[한옥의 재발견] 아파트를 만나다

2011년 12월 15일

 

도시화의 산물인 아파트와 여유로움의 상징인 우리의 한옥이 만나면 어떤 모습을 갖게 될까. 전통의 멋스러움과 현대적인 모습을 접목한 새로운 주택문화가 등장하고 있다. 전통 한옥의 불편함을 개선한 ‘신한옥’으로 진화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더욱 끌어당기고 있다. 한옥은 이제 ‘시골의 전유물’이라거나 ‘문화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한옥이 고급호텔과 식당, 전원주택은 물론 아파트 등에서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옥 접목한 아파트

“현관문을 열기 전까지는 그냥 평범한 아파트입니다. 문을 여는 순간, 황토벽, 대청마루, 미닫이문, 창호지 등 한옥으로 변합니다.”

최근 한옥형 디자인을 적용한 신개념의 아파트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 목포시 옥임지구에 건설 중인 ‘우미 파렌하이트’는 한옥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사랑채와 툇마루 콘셉트, 그리고 전통 문살을 적용한 ‘한 스타일’ 디자인을 적용해 인기를 끌었다.

현관 입구에서 바로 출입할 수 있는 사랑채 공간과 툇마루를 도입해 가족 공간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손님을 맞고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한 특화 공간을 꾸몄다. 특히 사랑채 출입문은 전통 문양을 적용해 한옥의 여유로움과 멋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늘푸른 오스카빌’은 서까래가 드러나도록 설계한 사랑방 천장과 대청마루 느낌의 거실 등 한옥형 실내장식을 적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림산업이 건축 중인 서울 중구 신당동 ‘e편한세상’은 다용도실 문을 격자 창호와 한지로 마감한 실내장식을 선보였다. 현대건설도 인천시 ‘검단 힐스테이트4차’에 나무색의 마감재와 거친 느낌의 화강석을 벽면 아트홀로 사용해 전통의 멋을 담았다. 거실 한쪽에 대청마루 형식의 다실(茶室)이 위치하며, 침실의 화장대도 전통 격자무늬로 디자인해 눈길을 끈다.

실내디자인 전문가들은 “한옥의 친환경 웰빙 효과와 절제미가 주는 정서적 안정, 현대식 생활공간의 편의성 등이 한옥의 인기비결”이라며 “한옥이 주는 여유에다 멋있어 보이는 시각적인 효과도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H-한국형 주택개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수도권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주거공간 소비자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48.1%가 한옥주거에 대해 호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최근 복고, 웰빙, 친환경에 대한 욕구가 확산하면서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H는 주거 분야에 대해 ‘한국적인 정체성 찾기’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LH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아파트에 한옥 입히기다. 최근 사랑방형, 한실형, 안마당형, 다실형 등 4개 타입의 한옥형 주택 평면을 개발했다. 콘크리트벽식으로 공간을 고정했던 기존의 아파트와는 다른 나무 기둥 등을 이용한 한옥식 가구법을 따르고 있다. 사랑방형은 손님을 맞이하고 휴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전통 공간 조성이 특징이다.

한실형은 거실과 주 침실 사이에 안방공간을 마련, 주간에는 거실로 저녁에는 주 침실의 일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안마당형은 아파트 실내에 마당 개념을 도입, 실내 조경이나 가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실 공간의 실내장식은 벽지 장판지 등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여 단아하게 디자인했다. 전통문양 창살과 창호지 등을 통해 은은하게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포인트다.

LH 주택디자인 관계자는 “그동안 획일화된 서구식 아파트 공급에서 한실형, 사랑방형 등 한옥의 전통개념을 도입한 ‘한국형 LH 주택’을 통해 전통 주거문화 확산과 다변화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이바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홍섭기자

 

출처-매일신문